다산 선생은 평생 가는 곳마다 머무는 곳마다 시를 쓰지 않는 곳이 없다. 다산 선생의 시집만 따로 분리해서 어느 출판사에서 번역 출판한 것이 무려 10권으로 나와 있다. 그래서 시를 보면 다산 선생이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하며 어떤 생각을 했는지 또 그 시대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생생하게 추스려 낼 수 있다. 2,500 수의 시 속에는 다산 선생의 인생 여정이 오롯이 남아있는 역사서이다. 그 시를 따라 한걸음 한걸음 따라가면 지금의 상황에서는 이해하지 못할 일들이지만 그래도 조금만 생각해보면 너무나 처절한 그리고 얼마나 고뇌에 찬 일들이 있었는지 시를 통해서 다산 선생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알 수 있다.
다산 선생의 시는 크게 청년시절 부친을 찾으며 지었던 시, 관료 생활을 하면서 지었던 시, 강진 유배생활 중에 지었던 시로 나눌 수 있다. 청년시절의 시는 눈에 들어오는 자연과 사물을 중심으로 한 호연지기의 시가 있는가 하면, 역사적 유물을 보면서 역사속의 선현들을 기리는 시도 있다. 그리고 관료 생활 중에 나온 시들은 대부분이 공직자로 마음의 자세와 조정에 대한 상황을 중심으로 한 시가 대부분이다. 특히, 강진 유배 18년 동안의 시는 철저히 인생 밑바닥에서 겪은 경험과 실상을 바탕으로 백성과 나라를 위한 시가 대부분이다. 이때의 대표적인 시가 바로 애절양이다.
젊은 여자가 갈대밭에서 목 놓아 울제 / 蘆田少婦哭聲長
곡소리는 군수를 향해 하늘에 퍼진다 / 哭向縣門號穹蒼
싸움 나간 남정네 집에 있다 우기고 / 夫征不復尙可有
남자 성기 끊었던 얘기는 들은 적도 없다/ 自古未聞男絶陽(중략)
- 애절양(哀絶陽), 다산시집 -
또, 다산이 19세 때인 1870년 아내와 함께 진주에서 근무하던 장인 홍화보가 예천군수로 발령을 받아 다산이 인사하기 위해서 화순을 떠나면서 시작된 유람기인 시를 보면 머릿속으로 전국을 일주하는 느낌이다. 1780년 다산은 부인과 함께 화순을 출발해서 광양, 하동, 진주, 합천, 구미, 예천, 고령, 문경, 충주, 하담, 이천, 광주, 과천, 서울 이렇게 2월에 시작된 여정이 12월 27일 끝나서 서울에 도착함으로써 거의 10개월 동안을 호남과 영남을 누비며 시를 썼다.
아내와 함께하며 애틋한 사랑을 나누기도 하였고, 또 돌아가신 어머님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으며, 또 역사적 유적지를 찾아 선조들의 흔적을 되새기기도 하였다.
다산은 강과 산과 바다와 새와 바람과 그리고 백성과 나라를 위한 시를 썼다. 이런 시를 통해서 자신을 성찰하고 또 자신의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삼았다. 오늘날 앞만 보고 달려가는 고속 질주의 시대에 다산 선생의 시를 통해 우리 삶의 여정을 한번 되돌아보며 몸과 마음의 위로를 삼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남녘의 고운 산천 즐기다 보니 / 南郡山川美
동녘 땅에 세월이 변하였구나 / 東阡歲月移
홀연 신부 데리고 고향에 오니 / 却將新婦至
마을 사람 슬픔을 자아낼 따름 / 空惹里人悲
솔 밑에 찾아온 자 누군지 물어보고 / 松下來誰問
잔디 위에 한참 동안 함께 앉았네 / 莎邊坐共遲
흩날리는 눈송이 옷에 떨어져 / 飛飛點衣雪
경인년 비슷하네 처량한 마음 / 悽愴似庚寅
- 하담에 당도하여[到荷潭], 다산시문집 제1권 -
2월에 절도 화순을 출발하여 다산 선생이 9세 때인 11월 겨울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잠들어 있는 충청도 충주 하담에 도착하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도 11월 겨울이었는데 다산 선생이 도착한 때도 겨울로 이것을 회상하면서 어머니는 없고 사람들은 자신을 몰라보는 안타까운 심경을 쓴 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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