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소통하는 문화예술 공간을 만들겠습니다”

  • 김 재 영 강진미술관장



  • 영국 미술평론가 존 러스킨은 “예술과 과학의 가치는 만인의 이익에 대한 사욕 없는 봉사”라고 했다. 자연을 비롯한 세상의 모든 것과 시시각각 교감하며 창조되는 예술 작품들은 특별한 감흥의 순간을 선사하며 시름을 잊고 즐거움에 젖어들게 한다. 보는 이의 해석과 감정에 따라 다르게 공명하며 감정적 충만함을 통해 힐링을 선사하는 예술이야말로 인간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자연의 치료제에 다름없다. 예순을 훌쩍 넘어선 나이, 하늘의 뜻을 알고 순리를 이해하게 되는 황혼의 인생에 접어드니 존 러스킨의 말처럼‘사욕 없는 봉사’로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다. 36년간 양식업에 종사하며 번 돈으로 강진미술관을 짓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강진에서 낳고 자라 삶의 터전을 이루고 살아온 긴 시간, 마음에 위안을 주는 안식처이자 삶을 지탱하는 든든한 기반이 되어주었던 고향 강진과, 강진 사람들을 위해 소통하는 문화 예술의 공간을 선물해 주자고 마음을 먹게 됐다. 작품을 모아 미술관을 열게 된 데는 강진이라는 지역이 가진 문화적 협소함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다. 영화 한 편을 보더라도 인근의 시군으로 가야하는 상황 속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지역적 격차 해소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문화 자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강진미술관이 작품에 대한 자유로운 생각과 예술적 감흥을 나누는 소통의 공간이 되리라는 확신을 갖고 지난 10월 강진미술관을 건립하게 되었다.
    우리 강진미술관은 강진의 거부인 동은 김충식의 별장터 일대에 지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가진 의미가 크다. 산업과 금융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았던 동은 김충식은 교육 사업에 투자하고 재단을 설립하는 등 부의 사회적 환원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친 분이다. 강진미술관 부지는 동은 김충식 선생의 별장터를 포함한 일대에 건립되었다. 보은산 중턱에 위치해 청정 강진만과 너른 강진평야가 한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풍경이 특히 돋보이는 곳이다. 장소 선정에 이렇듯 공을 들인 것 또한 나름의 이유가 있다. 건축물 속에 갇힌 딱딱한 전시가 아닌 자연의 풍경과 어우러져 작품의 아름다움을 더욱 풍성하게 느낄 수 있도록 토지 매입부터 공간의 설계까지 하나하나 애착을 갖고 직접 참여해 만든 공간이다. 장소선정 뿐만 아닙니다. 작은 시골마을에 개관한 미술관이지만 작품의 선정에 있어서는 전국 규모에 뒤처지지 않게 최선을 다했다. 곳곳을 돌며 모은 소중한 작품들로 공간을 가득 채웠다. 추사 김정희의 글씨와 겸재 정선의 그림을 비롯 이당 김은호, 심양 박승무, 남농 허건, 소치 허련, 의재 허백련 등 국내 미술계에 큰 족적을 남긴 유수의 화가들의 작품을 우리 강진미술관에 오면 만날 수 있다. 특히 요즈음 남북 해빙 무드를 타고 북한 예술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시기이다. 북한의 정치적, 문화토양적, 역사적 배경을 흡수 반영해 발전해 온 독특한 미술 양식은  많은 예술인들의 또 다른 영감의 원천이 되어주며 한국 예술계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우리 강진미술관은 이 같은 문화예술계의 새로운 기류에 발맞춰 기존 등록한 115점의 작품들 외에도 북한 작품으로만 이루어진 새로운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다. 강진미술관 개관 100일에 맞춰 진행될 이 특별 전시는 관련 절차를 남겨두기는 했으나 조만간 공개될 예정으로 독특한 화풍을 통한 색다른 예술적 감흥을 안겨주며 방문객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하리라 생각한다. 평양미대 교수이자 북한 인민예술가인 박래천 작가의 ‘금강산 가을’, 북한 공훈예술가인 라병주 작가의 ‘금강산 옥류동 계곡’, 림성 작가의 ‘금강산 만물상’, 최관헌 작가의 ‘백두산 천지’, 리영희 작가의 ‘해금강’, 리도영 작가의 ‘기러기’, 칠 성 작가의 ‘총석정’등 다수의 작품들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웅장하고 신비한 태고의 자연을 세밀한 터치로 화폭에 고스란히 옮겨낸 북한 작품들은 예술적 가치 이외에도 분단의 역사가 가져다준 한의 정서를 자극하는 묵직한 울림과 함께 관람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강진미술관을 개관 한 뒤 참 많은 지역 이웃들이 찾아 주셨다. 이웃들뿐만 아니라 어디서 소식을 듣고 오시는지 궁금할 정도로 전국 각지에서 방문해주시는 관람객들이 많다. 이 작은 미술관에 이렇듯 큰 관심과 애정을 갖고 격려해 주셔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더불어 묵직한 책임감 또한 느껴진다.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는 소통의 공간으로 우리 강진미술관이 해 나갈 역할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느낀다. 강진미술관이 모두가 소통하는 문화예술공간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보다 많은 분들이 강진미술관에 찾아주시어 작품과 소통하고 마음을 힐링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우리 강진미술관이 강진군을 빛내는데 크게 기여하는 소중한 문화자원으로 강진 군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발전을 거듭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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