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8년, 혹시 나는 돈제일주(豚蹄一酒)는 아니였을까

  • 정유용 강진우리신문 객원기자



  • 다가오는 기해년은 황금 돼지띠 해라고 한다. 예로부터 돼지는 다산과 제물을 상징하며, 지능이 높고 협동과 공감능력을 보이는 동물이라고 한다. 꿈 또한 돼지꿈을 최고로 치니 2019년 황금 돼지띠해로 상서로운 기운과 황금이 만나 강진군 경제가 살아나고, 군민 모두 살기 좋은 곳으로 거듭나기를  강진군이 태생인 한사람으로써 다짐해 본다.
    이에 돼지에 관련한 고사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는 수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기지가 넘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골계열전(滑稽列傳)에 실려 있는데, 그 으뜸은 춘추전국시대 제나라의 순우곤이다. 그는 키가 작았지만 익살스럽고 변설에 능해 여러번 제후들의 요청을 받았었다. 제나라 위왕(威王) 8년, 초나라가 제나라를 침략해 오자 위왕은 순우곤을 불러 조나라에 가서 구원병을 청해 오도록 하고, 황금 원군을 요청하라고 지시한다. 그리고 조나라에 건넬 선물로 금 100근과 차마 40필을 내밀었다. 이를 본 순우곤은 크게 웃었는데, 고개를 어찌나 젖혔는지 관의 끈이 끊어질 정도였다. 왕이 웃는 이유를 묻자 그가 답했다. “얼마 전 제가 동쪽으로부터 오다가 길가에서 풍년을 기원하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사람은 돼지 발굽 하나와 술 한 잔을 올리고는 ‘높은 골짜기에는 그릇에 가득한 수확, 낮은 들판에는 수레에 가득 찬 수확, 오곡이 모두 잘 익어서 집안 구석구석에 가득 차도록 해 주옵소서’라고 빌고 있었습니다. 신(臣)은 그가 바친 것은 너무나 적고 바라는 것은 많은 것이 문득 생각나서 웃은 것뿐입니다”
    이에 위왕은 크게 깨닫고 예물의 양을 엄청나게 늘렸다. 제나라가 순우곤의 지혜로 수많은 원병을 지원받게 되자, 초나라는 싸우지 않고 물러났다는 고사로 준비나 노력 없이 성과를 바라는 세태를 꼬집는 말이 돈제일주(豚蹄一酒)의 이야기이다. 이와 일맥상통하는 한자성어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시경(詩經)의 행백리자 반구십리(行百里者 半九十里)‘백 리를 가려는 사람은 구십 리를 가고서도 이제 절반쯤 왔다고 여겨야 한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 마무리가 중요하고 어려우므로 끝마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계획을 실천하는 지혜와 뚝심이 필요한 것임을 알게 하는 말이다.
    이제 2018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올 한해도 봄에 밭 갈고 논에 씨 뿌리며, 111년 만에 찾아 온 무더위 속에서도 김매고 거름 주는 과정을 통해 가을 또한 풍성해졌었다. 하지만 연초에 목표를 세웠던 목표에 최선을 다했지만 한 해를 마무리할 때 돌이켜보면 목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한 해를 시작했던 첫 걸음은 누구에게나 매우 중요했다. 시작만큼 중요한 것이 또한 마무리일 것이다. 연초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한해를 보내왔는지 지금은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하는 시간이다. 지금의 결과가 다소 만족스럽지 못하였더라면 이를 보완해 내년의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 저작권자(c)강진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리자 news@gjuri.com
    • Facebook Twitter KakaoStory Naver NaverBand

작성자
비밀번호  
제목
내용
자동입력방지 5 + 5 = ? 의 답을 입력해 주세요.
상업성 글이나 욕설등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흠흠신서(欽欽新書) 저술 200주년을 되새기며! 2019.02.22 金 08:58
다산 정약용 선생은 강진유배생활 중에 일표이서(一表二書) 즉, 경세유표, 목민심서, 흠흠신서를 저술하였다. 그 중에 흠흠신서는 1818년 강진 유배를 마치고 고향에 돌아가 이듬해인 1819년(순조 19)에 완성, 1822년 여름에 편찬하였다. 이 책은 처음에는 “명청록(明淸錄)”이었는데 후에 우서(虞書)의 “흠재흠재(欽哉欽哉)” 즉 형벌을 신중히 하라는 뜻..
농어촌은 이제 6차 산업이다. 2019.01.31 木 10:04
아름다운 우리 국토가 산업화·도시화로 인해 망가지고 있다. 도시는 인구과밀과 공해로 시달리고 있고 반대로 농어촌은 인구과소와 방치로 황폐화되고 있다. 2017년 말 기준 농가인구는 242만 2천여명, 이중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107만여명으로, 전체 농촌인구의 약 42%를 넘었다. 농가 경영주의 평군 연령은 70세 이상으로 전체 농가의 41.9..
다산의 詩 속에서 전국을 일주하다! 2019.01.17 木 16:50
다산 선생은 평생 가는 곳마다 머무는 곳마다 시를 쓰지 않는 곳이 없다. 다산 선생의 시집만 따로 분리해서 어느 출판사에서 번역 출판한 것이 무려 10권으로 나와 있다. 그래서 시를 보면 다산 선생이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하며 어떤 생각을 했는지 또 그 시대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생생하게 추스려 낼 수 있다. 2,500 수의 시 속에는 다산 선생의 인생..
고사상에 돼지머리가 올라가는 이유 2019.01.10 木 09:57
우리는 굿이나 고사 등을 지낼 때 상 위에 돼지머리를 놓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면 돼지는 언제부터 제물로 쓰였을까? 돼지는 일찍부터 제전에 희생으로 쓰여진 동물이다. <三國史記> 高句麗本紀에는 하늘과 땅에 제사를 지낼 때 쓰는 희생으로 교시(郊豕)에 관한 기록이 여러 번 나온다. 유리왕이 19년 8월에 교시가 달아나므로 왕이 탁리(託利..
돼지(亥)는 십이지(十二支)의 마지막 띠동물이다 2019.01.04 金 13:57
황금돼지의 해인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예로부터 돼지는 다산과 제물을 상징하며, 지능이 높고 협동과 공감능력을 보이는 동물이라고 한다. 꿈 또한 돼지꿈을 최고로 치니 2019년 황금 돼지띠해로 상서로운 기운과 황금이 만나 강진군 경제가 살아나고, 군민 모두 살기 좋은 곳으로 거듭나기를  강진군이 태생인 한사람으로써 다짐해 본다. 돼지(亥)는 십이지..
“함께 소통하는 문화예술 공간을 만들겠습니다” 2018.12.27 木 09:40
영국 미술평론가 존 러스킨은 “예술과 과학의 가치는 만인의 이익에 대한 사욕 없는 봉사”라고 했다. 자연을 비롯한 세상의 모든 것과 시시각각 교감하며 창조되는 예술 작품들은 특별한 감흥의 순간을 선사하며 시름을 잊고 즐거움에 젖어들게 한다. 보는 이의 해석과 감정에 따라 다르게 공명하며 감정적 충만함을 통해 힐링을 선사하는 예술이야말로 인간의 마음을 어루만..
돼지는 길상(吉祥)으로 복(福)의 근원, 집안의 재신(財神)을 상징한다 2018.12.14 金 09:54
다가오는 기해년은 황금 돼지띠 해라고 한다. 예로부터 돼지는 다산과 제물을 상징하며, 지능이 높고 협동과 공감능력을 보이는 동물이라고 한다. 꿈 또한 돼지꿈을 최고로 치니 2019년 황금 돼지띠해로 상서로운 기운과 황금이 만나 강진군 경제가 살아나고, 군민 모두 살기 좋은 곳으로 거듭나기를  강진군이 태생인 한사람으로써 다짐해 본다. 우리의 고대 ..
다사다난했던 2018년, 혹시 나는 돈제일주(豚蹄一酒)는 아니였을까 2018.12.07 金 09:46
다가오는 기해년은 황금 돼지띠 해라고 한다. 예로부터 돼지는 다산과 제물을 상징하며, 지능이 높고 협동과 공감능력을 보이는 동물이라고 한다. 꿈 또한 돼지꿈을 최고로 치니 2019년 황금 돼지띠해로 상서로운 기운과 황금이 만나 강진군 경제가 살아나고, 군민 모두 살기 좋은 곳으로 거듭나기를  강진군이 태생인 한사람으로써 다짐해 본다.이에 돼지에 관..
우리나라 토종 밀, 앉은뱅이 밀 2018.11.22 木 08:41
우리나라에서 국수는 밥 다음 가는 주식으로, 배가 많이 고프지 않거나 시간이 없을 때면 ‘밥 대신 국수 한 그릇으로 대충 먹자’라는 말을 하게 된다. 요즘에는 쌀국수, 녹차국수 등 다양한 종류의 국수가 많지만 옛날에는 밀가루나 메밀가루로 만든 국수가 전부였다. 특히 밀이 귀해서 밀로 만든 밀국수는 일반 서민은 물론 궁중에서도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는 별..
제2의 다산초당 일속산방을 찾아서! 2018.11.15 木 08:56
다산 정약용 선생의 제자 1호인 황상 선생의 글방이있던 일속산방을 찾았다. 황상의 글방인 일속산방은 일찍이 다산이 일러준 글방 짓는 방법에 따라 산속에 지은 글방으로 제2의 다산초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평생을 다산의 가르침에 따라 글을 쓰며 자신만의 생활을 했던 곳으로 추사 김정희, 초의선사, 다산 큰아들 학연 등 많은 유명 인사들이 찾았던 곳..
 
처음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