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기해년은 황금 돼지띠 해라고 한다. 예로부터 돼지는 다산과 제물을 상징하며, 지능이 높고 협동과 공감능력을 보이는 동물이라고 한다. 꿈 또한 돼지꿈을 최고로 치니 2019년 황금 돼지띠해로 상서로운 기운과 황금이 만나 강진군 경제가 살아나고, 군민 모두 살기 좋은 곳으로 거듭나기를 강진군이 태생인 한사람으로써 다짐해 본다.
이에 돼지에 관련한 고사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는 수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기지가 넘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골계열전(滑稽列傳)에 실려 있는데, 그 으뜸은 춘추전국시대 제나라의 순우곤이다. 그는 키가 작았지만 익살스럽고 변설에 능해 여러번 제후들의 요청을 받았었다. 제나라 위왕(威王) 8년, 초나라가 제나라를 침략해 오자 위왕은 순우곤을 불러 조나라에 가서 구원병을 청해 오도록 하고, 황금 원군을 요청하라고 지시한다. 그리고 조나라에 건넬 선물로 금 100근과 차마 40필을 내밀었다. 이를 본 순우곤은 크게 웃었는데, 고개를 어찌나 젖혔는지 관의 끈이 끊어질 정도였다. 왕이 웃는 이유를 묻자 그가 답했다. “얼마 전 제가 동쪽으로부터 오다가 길가에서 풍년을 기원하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사람은 돼지 발굽 하나와 술 한 잔을 올리고는 ‘높은 골짜기에는 그릇에 가득한 수확, 낮은 들판에는 수레에 가득 찬 수확, 오곡이 모두 잘 익어서 집안 구석구석에 가득 차도록 해 주옵소서’라고 빌고 있었습니다. 신(臣)은 그가 바친 것은 너무나 적고 바라는 것은 많은 것이 문득 생각나서 웃은 것뿐입니다”
이에 위왕은 크게 깨닫고 예물의 양을 엄청나게 늘렸다. 제나라가 순우곤의 지혜로 수많은 원병을 지원받게 되자, 초나라는 싸우지 않고 물러났다는 고사로 준비나 노력 없이 성과를 바라는 세태를 꼬집는 말이 돈제일주(豚蹄一酒)의 이야기이다. 이와 일맥상통하는 한자성어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시경(詩經)의 행백리자 반구십리(行百里者 半九十里)‘백 리를 가려는 사람은 구십 리를 가고서도 이제 절반쯤 왔다고 여겨야 한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 마무리가 중요하고 어려우므로 끝마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계획을 실천하는 지혜와 뚝심이 필요한 것임을 알게 하는 말이다.
이제 2018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올 한해도 봄에 밭 갈고 논에 씨 뿌리며, 111년 만에 찾아 온 무더위 속에서도 김매고 거름 주는 과정을 통해 가을 또한 풍성해졌었다. 하지만 연초에 목표를 세웠던 목표에 최선을 다했지만 한 해를 마무리할 때 돌이켜보면 목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한 해를 시작했던 첫 걸음은 누구에게나 매우 중요했다. 시작만큼 중요한 것이 또한 마무리일 것이다. 연초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한해를 보내왔는지 지금은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하는 시간이다. 지금의 결과가 다소 만족스럽지 못하였더라면 이를 보완해 내년의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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