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우리신문 창간 13주년을 축하한다.
언론의 역할과 기능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한 때 강진우리신문의 창간은 강진은 물론 지역사회 언론으로서 역할과 사명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이런 때 200여 년 전 다산(茶山) 정약용 선생의 글을 통해서 언론은 물론 이 시대 지식인과 공직자들 역시 그의 역할과 사명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잘 생각해보면 털끝만큼 작은 일이라도 병폐 아닌 것이 없다. 그래서 지금 당장 고치지 않으면 반드시 나라를 망치고야 말 것이다. 이것이 어찌 충신과 지사가 팔짱 끼고 방관할 수 있는 일인가?” - 다산 정약용, 경세유표 서문
다산 선생이 쓴 600여권의 책 중에 “경세유표” 서문에 나온 글이다. 이것은 왜 이 책을 썼는가에 대한 핵심 내용이다. 다산은 조선 22대 정조대왕의 핵심 일꾼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런 정조의 죽음으로 정치적 탄압에 휘말려 강진으로 유배를 당하였다.
생각지도 경험하지도 못한 유배는 처자식과의 이별은 물론 언제 만날지, 언제 죽을지 알 수 없는 처절한 형벌이었다.
하지만 18년 유배 생활 속에서도 다산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거니 자포자기하지 않았다. 오직 나라와 백성들의 삶을 걱정하는 위국애민의 정신으로 백성들의 평안을 위해 4서6경을 정리하였고, 그것을 바탕으로 나라와 백성을 위한 1표2서 즉, 국가개혁서인 “경세유표”, 목민관들이 어떻게 백성들을 보살펴야 할 것인가를 써 놓은 복무지침서인 “목민심서”, 백성들의 인명을 존중하도록 한 형법 매뉴얼인 “흠흠신서”를 저술하였다.
다산은 조선의 한 관료이자 진정한 지식인으로서 자신이 공직자로서 못다 한 최소한의 책무를 다하기 위하여 18년의 유배 생활 속에서도 600여권의 책을 저술 하였다. 이것은 다산이 과거에 합격하면서 쓴 시(詩) “정월 스무이렛날 문과에 급제하여 희정당에서 임금을 뵙고 물러나와 지은 시”의 한구절 “무능해 임무 수행 어렵겠지만(鈍拙難充使), 공정과 청렴으로 충성 바치리(公廉願效誠)”라고 한 부분에서 그의 공직자로서의 자세를 확인할 수 있다.
다산은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유배지에서 조차 어떻게 나라와 백성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한 관료이자 진정한 지식인이었다.
21세기는 불확실한 초연결, 초스피드의 시대이다. 수많은 사건 사고가 국내외적으로 동시 다발로 발생하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경제 불평등, 정치적 양극화, 기후 변화 및 공중 보건 위기를 포함한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무리 겉보기에는 미미한 문제라 할지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왜냐면, 예측불가의 광범위하고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도자들은 국가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백성들의 복지를 최우선시 해야 할 책임이 있다.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다산이 보여준 것처럼, 무엇보다 도전과 역경 속에서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수 있는 공직자가 되어야 한다. 이것은 익숙치 않은 개혁을 실천하는 일에는 어렵게 만드는 관료적 장애물, 정치적 반대 또는 기타 많은 제약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정치, 경제, 외교, 문화 등등 시회 전반적으로 병폐가 아닌 것이 없다. 공정과 상식이 무너지고 진영간 이념의 논쟁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전문가보다 오직 짜여진 그물망인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일한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면서 나라전체가 검찰 공화국으로 변하고 있다. 갈수록 급변하는 불확실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책임있는 리더들이 절실하다.
200여 년 전 다산이 유언장을 쓰듯이 갈급한 마음으로 유배지에서 나라다운 나라 백성이 주인되는 세상을 꿈꾸며 써 내려간 “경세유표”의 서문이 진정한 지식인과 지도자들의 진정한 소명의식을 밝히는 등불이 되길 바란다.
창간 13주년을 맞이한 강진우리신문 역시 공정한 정론지로서 책무를 다하여 강진군민의 삶은 물론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사랑받는 언론사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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