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 문양에 숨어있는 고려 문화 읽기

  • 고려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 당초문과 보상화문으로 불린 문양



  • 해석류화무늬 대형기, 청자음각해석류화문대형기(靑瓷陰刻海石榴華文大型器), 개성 고려궁성지 출토 : 속이 비어있는 원통형의 청자로 극락왕생을 상징하는 해석류화 넝쿨이 가득 음각되어 있다. 아마도 개성 왕궁에서 열린 불교행사에 의례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묘법연화경 제7권 앞뒤 표지, 妙法蓮華經 第七卷 表紙, 고려시대 후기 : 주로 고려후기에 제작된 사경(寫經)의 앞뒤 표지에는 가장자리에 용아혜초 띠를 두르고, 안쪽에 해석류화 넝쿨이 그려져 있다.

  • ‘용아혜초’, ‘해석류화’ 문양 최초 소개, 고려청자 문양 특별전 

     

    고려청자박물관은 고려시대에 청자를 비롯한 다양한 불교 미술품에 등장하는 문양의 명칭과 상징적 의미를 새롭게 밝히는 흥미로운 특별전을 개최한다. “문양으로 고려를 읽다, 용아혜초 해석류화”라는 주제의 특별전은 오는 12일부터 11월 28일까지 고려청자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지난해에도 고려청자박물관은 청자 건축재 특별전 “태평정과 양이정”을 통해 고려왕실 건축물인 태평정, 양이정, 서루 등에서 사용된 청자기와를 소개한 바 있다. 올해에는 이 청자기와들에 새겨진 특정한 문양의 명칭이 무엇이고, 그 문양들이 고려시대에 어떠한 의미를 담고 있었기에 고려왕실 건축물에 사용될 수 있었는지 연구한 결과를 특별전으로 풀어냈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고려시대 문양만을 다룬 전시는 없었기 때문에, 이번 고려청자박물관 특별전은 새로운 관점에서 고려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는 측면에서 주목을 끈다. 

    전시주제에서 드러나는 용아혜초(龍牙蕙草)와 해석류화(海石榴華)는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생경한 문양 명칭이다. 두 문양은 기존에 넝쿨무늬라는 뜻의 당초문과 상상속의 꽃인 보상화문으로 불렸다. 

    전시에서는 이 두 문양이 도교와 불교라는 사상적 배경에서 탄생했으며, 각각 무병장수와 극락왕생을 상징한다는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용아혜초는 고대부터 약재로 사용되어 온 용아초에서 따온 명칭이기 때문에 무병장수에 대한 바람이 담겨있다고 한다. 

    또 해석류화는 말 그대로 ‘바다 건너 온 석류와 비슷한 꽃’이라는 뜻이며, 당나라 때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수입된 동백을 일컫는 명칭이었다. 

    불교의 내세관인 극락정토로의 환생은 당시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가치로 자리잡았고, 이를 상징하는 문양이 해석류화였던 것이다. 

    전시에서는 실제 동백꽃이 정토화생, 극락왕생을 상징하는 해석류화가 될 수 있었던 이유와 또 중국과 고려에서 해석류화 표현방식의 차이 등도 재밌게 풀어간다. 고려시대 당시 도교를 흡수한 불교 문화의 영향을 받아 청자에도 두 문양이 표현되었다. 마국진 고려청자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고려시대 미술품 문양의 상징성을 불교미술까지 아울러서 가장 명료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관련 학계에서도 주목해야”하며, “관람객들에게는 고려청자를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유물은 고려청자뿐만 아니라 용아혜초와 해석류화가 표현된 불교 미술품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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