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강진방문의 해라는 특수성에 따라 매달 축제가 개최된 가운데 사실상 마지막 축제였던 강진만갈대축제가 지난 12일 막을 내렸다. 축제기간 이전에 열린 남도문화음식큰잔치는 생태습지 강진만생태공원을 알리는데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바통을 갈대축제로 넘겼다.
주체가 음식에서 갈대와 생태공원이라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날마다 축제가 열리는 생태공원은 선택과 집중의 아이콘이 없어 보였다. 이는 신선한 콘텐츠 없이 장장 17일간 계속된 축제에 대한 당연한 결과라는 목소리다. 현장에 입점한 A씨는 “주말이나 휴일은 축제를 즐기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아 그나마 다행이지만 평상시는 그냥 시간만 채우는 식이었다”며 “생태공원에서 열리는 갈대축제는 물론 좋지만 너무 긴 시간동안 개최되는 것은 고려해봐야 할 문제다”고 그동안의 심경을 토로했다.
이 대목에서 만약 축제기간을 단축하고 주말을 이용한 프로그램을 구상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이왕 벌여놓은 축제장에 사람들이 북적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기에 우려한 지역민들의 관심이다. 행여 지나친 축제 기간 늘리기로 자연만 훼손시키고 또다른 부작용을 낳지 않을까하는 노파심이다. 거기에는 축제가 남긴 효율성을 따지기에 앞서 적어도 축제의 주체를 살리는 행사가 되지 못했다는 자책도 포함된다. 메인인 갈대가 대부분 고사 직전이었기 때문이다. 그밖의 소소한 모든 행사는 그야말로 부대행사일 뿐이고 축제의 격을 높이고 의미를 더하기 위해 진행할 뿐이다. 부디 내년 갈대축제는 풍성한 갈대가 바람에 이리저리 휩쓸리는 장면이 연출되기를 기대해본다. 더불어 적절한 기간 설정도.
축제는 말 그대로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해 축제를 즐겨야 하지만 너무 긴 기간 탓에 지쳐버린 민관의 푸념만은 분명 아니다. 모두가 고생한 축제의 끝자리에 서서 조금은 아쉬웠던 부분에 대한 정확하고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물론 2018년을 영암 방문의 해로 정한 영암에서는 강진 방문의 해 준비와 성공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방문의 해에 맞는 발빠른 추진과 매월 개최한 축제 성공이 2019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됐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용서되고 묻혀 가서는 안된다. 어떤 축제든 지적에 앞서 정말 필요한 축제인지, 축제에 맞는 주제를 살리는 축제인지를 고려해 보자는 것이다. 갈대를 풍성하게 키우고, 짱뚱어와 연계된 먹거리를 만들고...이런 발상들이 모든 축제에 이입이 돼 개최돼야 한다. 내년 축제에는 차별화된 전략을 세우자는 것이다.
강진방문의 해에 개최된 모든 축제가 모두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냈는지, 또한 축제 특징에 맞춰진 축제였는지 답을 찾을 때 비로소 본연의 축제 의미와 성공을 내다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