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진읍시장에서 가게 우리미를 운영하고 있는 청년상인이자, 강진의 제1호 상인DJ이다. 장흥 회진에서 태어나 강진사람인 남편을 만나 결혼한 지 12년, 10여년의 직장생활을 접고 강진에 정착하게 된지 올해로 5년째다. 그동안 직장도 알아보고 여러 가지 창업을 생각하다가 좋은 기회로 강진읍시장에 들어와 평소에 관심분야였던 수제조미료와 건어물 가게를 창업하게 되었다. 가게에서는 매일 매일이 큰 변화와 이슈가 없던 나에게 어느 날 뜻밖의 이벤트가 찾아왔다.
평소 토요일마다 관심 있게 보았던 오감통의 라디오 DJ아카데미 2기생 모집 공고였다. 평소 운전할 때, 가게에서 일할 때마다 라디오는 내 친구였다. 그런데 시골에 보이는 라디오, 그것도 묵직하면서도 밝은 목소리에 빨간 셔츠와 모자가 잘 어울리는 멋진 DJ선생님. 차안에서 듣던 라디오가 지금 내 눈앞에 저 작은 부스 안에서, 팝송부터 7080카페음악, 최신가요까지. 가까운 곳에서 온 사연,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서 오는 사연과 함께 방송을 하는 것이었다. 와! 강진이 이런 핫 플레이스가 있다니 참 놀라웠다!
라디오DJ가 과연 나와 같은 일반인도 저 곳에서 사람들에게 음악과 사연을 소개할 수 있을까라는 반신반의로 면접을 보고 수업을 시작하게 된 날 인문학만 7년 전공한 나에게는 또 다른 생소한 학문을 접하는 기분이었다. 문학과 예능을 섞고 거기에 엔지니어까지 해야 하는 세 학문의 조합이었고, 그 어떤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보다 센스와 제치가 있어야 하는 만능엔터테이너가 되어야 하는 것이었다.
DJ아카데미에서는 음악에 대한 지식, 계절과 날씨에 민감한 감수성을 키우고, 경제 사회에 박식한 지식은 물론 각 지역정보 등을 사전에 준비해야 했다. 누가 적어주는 그런 대본을 읽어주는 게 아니고, DJ본인이 직접 작성하고 음악과 사연을 적절하게 주어진 시간에 맞춰 내보내는 공부와 발성법, 영상을 찍는 방법과 기계를 직접 작동시키며 방송하는 방법까지 아주 디테일한 과정이었다. 대도시에서 방송인이 되기 위한 과정을 이곳 강진에서는 무료로 지역민을 위해 개설하고 교육하는 것이다.
10주 교육이 나에게는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다.
강진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은 강진오감통 음악창작소의 장용석 소장님과 직원분들, 군청 미래산업과가 함께 만들고 운영하고 있다. 시장에 가게를 오픈한 다음에야 음악창작소란 건물이 보였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통해 가수의 길에 들어서고 또 음악창작소의 지원을 받아 음반제작을 하고 무대에 서기도 한다고 한다. 그동안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던 본인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곳, 숨겨진 예술적 재능을 찾아 주는 곳 그곳이 음악창작소가 아닌가 싶다.
강진이라는 시골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그것도 신경 써서 찾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시설이 그 어느 곳보다 잘 되어있고 음악창작소라는 건물을 보고 찾아오는 사람들로 인해 강진이 더욱 이름을 날리고 있는 것이다. 이 시작이 강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강진에 와서 살고 있지 않다면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토요일마다 공연이 있는 오감통 공연장은 회를 거듭할수록 관람객들이 늘어나고 공연하는 예술가들도 점점 지역민들과 더욱 하나가 되는 모습들이다. 강진 군민들과 강진을 방문한 관광객들의 수준이 공연을 즐길 줄 알기에 보여 지는 모습이 아닐까. 가족들과 멀리 나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예술문화를 접할 수 있기에 이곳 오감통에서 주말저녁을 즐긴다.
음악창작소가 개관한지 벌써 2주년이 되었고, 현재 일반인 라디오DJ 3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2기 아카데미 수료생 12명도 서서히 DJ로서의 재능을 키우고 있다. 이런 작지만, 의미 있는 노력들이 강진군을 음악의 도시로 만들어낼 단단한 초석들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3기 아카데미 과정을 개설하고 모집중이라고 한다. 많은 지역민들이 이 과정에 참여해 강진의 숨은 인재들을 많이 발굴하여 강진 곳곳에 보이는 라디오 세트에서 우리 강진 군민들의 아름다운 음악정서가 곳곳에서 들렸으면 한다.
오감통 음악창작소의 보이는 라디오아카데미 2기이자, 강진오감통 제1호 상인DJ가 되어 마음껏 활동할 날을 기다리면서 앞으로 강진 음악창작소가 대한민국 1호 음악명소가 되는 날을 기대해본다. 강진오감통 파이팅! 음악창작소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