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달걀 살충제 파동에 이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겹쳐 관련 농가가 더욱 힘들게 됐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피해를 낸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지난 19일 올 겨울 처음으로 전북 고창 흥덕면의 오리 농장에서 발생했다. 이번 조류독감 발생에 따라 농식품부는 전국의 가금류 관련 농가와 차량, 물품 등에 이동을 금지하는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동했다. 특히 이번에 육용오리 농가에서 검출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는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특히 닭에 치명적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어 가금류 농가에서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작년의 경우 11월 18일 해남 산란계 농가와 충북 음성의 오리 사육농가에서 첫 H5N6형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온 이후 순식간에 전국으로 확산된 바 있다. 알려진대로 AI 바이러스는 겨울을 나기 위해 한반도를 찾아오는 철새가 퍼뜨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AI 바이러스는 저온에서 활성화되기 때문에 날씨가 쌀쌀해지면 그만큼 확산 위험이 커진다. 올해도 어김없이 처음 발생한 고창의 경우, 철새가 겨울을 나는 동림저수지가 있다. 또 철새 도래지인 순천만에서도, 전북 군산에서도 야생조류 분변에서 H5N6형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미 순천시에서는 지난 20일 조류인플루엔자의 선제적 차단을 위해 순천만습지를 잠정 폐쇄키로 결정했다. 순천만습지 폐쇄로 갈대숲 데크에서 용산전망대에 이르는 탐방로와 용산전망대로 진입하는 남도삼백리길 진입차단과 탐조선 운항 전면 금지, 순천만습지 일원의 순천만자연생태관, 소리체험관 등 주요 전시시설 관람 제한과 함께 순천만 인근 농경지에 대한 진입도 전면 통제된다고 한다. 이에 우리지역에서도 시급한 판단과 결정이 필요한 때다. 특히 우리지역의 경우, 작년 H5N6형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온 이후 강진만생태공원을 폐쇄했던 경험이 있다. 강진만의 경우, 철새가 옮기는 AI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방어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었다. 미리 방어하지 않으면 언제 방역망이 무너질지 아무도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미리 불식시키기 위함이었다. 연례행사처럼 찾아오는 AI지만 확산되기 전에 미리 차단하는 것이 급선무기 때문이다.
이에 군 관계자는 “아직 우리지역에서는 강진만생태공원을 폐쇄하지 않고 있지만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며 “철저한 선제 방역과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옛말이 있지만 결코 지나친 말은 아니다. 그만큼 고병원성 AI는 급속히 번지는 경향이 있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자체와 농가가 합심해서 미리 차단하는 노력을 강구한다면 철새도래지인 강진만생태공원의 피해를 최소화하지 않을까하는 조바심 때문이다.